여름 밤 새벽, 어여쁜 기생과 자던 사내가 벌인 일!
삶고 찌는 듯한 더위가 물러간 새벽.
새하얀 달빛에 젊은 사내와 어여쁜 기생이 자고 있는 방이 비추입니다.
그 벌거벗은 가슴, 다리, 팔은 달 그림자로 말미암아 은물에 적셔 놓은 듯합니다.
남자는 잠에서 깨어 이 어여쁜 기생을 이리 보고 저리 보고, 만져보고 합니다.
그러다 무언가를 발견하는데...
과연 이 남자가 뱔견한 것은 무엇일까요?
그것으로 인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?
이들의 방으로 들어가 봐야겠습니다.
* 이 작품은 1925년 11월, [개벽]에 발표되었습니다.
현진건 (1900 ~ 1943)
치밀하고 섬세한 사실주의적 묘사로 우리나라 사실주의 문학과 근대 단편소설을 확립한 작가.
대구에서 태어나 1918년 일본 도쿄의 성성 중학에 입학했다가, 같은 해 중국 상하이의 후장 대학 전문부에 입학하였으나 다음해 학교를 그만 두고 귀국하여 <매일 신보>, <동아 일보>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.
1920년 <개벽>에 [희생자]를 발표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고, 1921년 <개벽>에 [빈처]를 발표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. 또한 [빈처]는 1920년대 단편소설의 본격적인 출발이라는 문학사적 의의를 가진다.
1922년에는 박종화ㆍ홍사용 등과 함께 <백조>의 창간 동인으로 활동했는데, 이 때 [타락자] [할머니의 죽음] [운수 좋은 날] [불] 등 사실주의적인 작품을 발표했다.
1930년대에는 일본의 식민 정책이 한층 강화되어 현실에 대한 비판과 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었기에 설화를 소재로 한 역사 소설과 민족 해방의 염원을 담은 통속 소설을 발표하여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[적도] [무영탑] 등을 발표했고, 1943년 세상을 떠났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