고향 가는 기차 안에서 만난 부녀 이야기!
밤 열한시 이십분, 목포행 직통열차를 타고 아내와 고향에 가는 길입니다.
맨 앞 칸이라 그런지 자리가 비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빈자리에 누워서 가고 있습니다.
자리를 잡고 앉았는데...
다른 역에서 농군으로 보이는 사내와 소녀가 열차에 오릅니다.
자리는 많으나 누워서 자는 사람들 때문에 이 두 사람은 앉지를 못하고 어쩔 줄 모릅니다.
양복 입은 사람들은 농군이 옆에 앉는 걸 꺼려하고 소작농 등, 피지배계급으로 살아온 사람들은 지배계급에게 굽신거리고...
이런 모습을 나는 보기 싫습니다.
과연 이 열차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?
열차 안으로 들어가 봐야겠습니다.
채만식(1902 ~ 1950)
일제의 수탈로 인해 조선 민중이 겪었던 쓰라린 삶을 잘 묘사한 소설가이며 극작가.
1902년 전라북도 옥구에서 출생해 1922년 일본 와세다 대학 부속 제일와세다고등학원에 영문과에 입학했으나, 중퇴했다. 그 뒤 조선일보사, 동아일보사, 개벽사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.
1924년 <조선문단>에 [새 길로]를 발표해 등단했으며, 장편 [탁류], [태평천하], [치숙(痴叔)], [쑥국새] 등을 썼다. 해학과 패러디 유머를 통한 풍자소설을 주로 썼으며, 1945년 임피로 낙향했다가 1950년 이리에서 폐결핵으로 생을 마쳤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