백정아버지가 죽자 새 마을로 이사한 아이들 이야기!
백정으로 일하던 아버지가 죽었습니다.
어머니는 멸시받던 백정의 삶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아들과 딸을 데리고 사십 리 밖으로 이사를 왔습니다.
이곳에서 가마니를 만들어 팔아 겨우겨우 먹고 삽니다.
그런데 아이들이 이곳에서 맞는 첫 설에는 다른 아이들과 같이 놀고 싶어 합니다.
그래서 새 고무신과 새 댕기를 사서 첫 설을 맞고 싶습니다.
어머니는 궁핍한 살림이지만 이번에 만드는 가마니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사도록 허락했습니다.
그래서 밤잠도 안자고 가마니를 만드는데...
과연 아이들은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을까요?
첫 설에 동네 아이들과 즐겁게 섞여 놀 수 있을까요?
아이들을 만나봐야겠습니다.
* 이 작품은 1935년 [조선문단]에 발표되었고, 1946년 [백치 아다다]에 수록되었습니다.
계용묵 (1904 ~ 1961)
소설가.
본명은 하태용(河泰鏞)으로 평북 선천에서 태어나 삼봉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휘문고보를 거쳐 1928년 일본에 건너가 토요대(東洋大學) 동양학과에 다녔다.
데뷔는 1920년 소년지 『새소리』에 시 [글방이 깨어져]로 했고, 1925년『생장』에 시 [부처님, 검님 봄이 왔네]가 현상문예에 당선되었다.
본격적인 작품 활동은 1927년 『조선문단』에 소설 [최서방]이 당선되고 부터이고
1928년『조선지광』에 [인두지주(人頭蜘蛛)]를, 1935년『조선문단』에 [백치아다다]를 발표하였다.
1938년 『조선일보』 출판부에서 근무하였고, 1943년에는 일본 천황 불경죄로 2개월간 수감되었다.
광복 직후에 정비석과 함께 『조선』을 창간하였다.
1961년 『현대문학』에 [설수집(屑穗集)]을 연재하던 중 사망하였다.
계용묵은 [최서방], [인두지주] 등에서 현실주의적‧경향파적인 작품세계를 보였지만 [백치아다다] 발표를 통해 인생파적‧예술파적 작품세계로 옮아간 후, 예술의 미적 창조 및 자율성을 강조하는 예술지상주의적 작품을 썼다.